밀양쪽 한바퀴 돌고 청도쪽으로 해서 복귀하던 중에
청도 매전면 온막 부근을 지나는데
대문채 양쪽으로 배롱나무가 아주 이쁘게 핀
건물이 하나 보여서 잠시 주차하고 둘러봤습니다.
이름은 고성이씨 '경의당(景義堂)'이었습니다.
청도군 매전면 청매로 1243
대문인 유정문(由正門) 양쪽으로 배롱나무 두 그루가 눈길을 끕니다.
' 유정문(由正門) '
유정문 편액
담장이 높아 까치발로 안을 들여다봅니다.
'증가선대부고성이공숭모비'
바로 옆에 '의마비(義馬碑)'도 보이네요.
'경의당(景義堂)'
경의당은 1875년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에 지은 고성이씨 재실입니다.
1600년대 고성 이씨 이장(李將) 선생이 수학하고 강론하던 곳으로
후손인 승규,승철,승복 등이 후일 다시 지었다고 하네요.
이장 선생은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동생인 이하와 더불어 준마를 타고 창의하여
한성으로 치달아 싸웠으나 싸움이 불리하자 죽기를 결심하고
절명시 한수를 남기고 전사하였다고 합니다.
뒤에 '군자정감(軍資正監)''에 증직되었습니다.
의마비에 적혀 있는 의마(義馬)가 병자호란 때 활약했던 말 인듯 합니다.
좌측으로 돌아서 가니 담장이 낮아서
안을 좀 볼만했습니다.
선생은 죽음을 앞두고 절명시 한 편을 써서
말안장에 매어 고향으로 돌려보냅니다.
"당당하도다 형과 아우
나라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듯 죽음을 맞노라
(의마)네 발은 능히 천 리를 가니
거의 살아 돌아갈 수 있겠지"
시신을 수습 할 길 없는 가족들은 초혼장(招魂葬)을 치렀고,
이장 선생의 부인 파평윤씨가 남편의 죽음을 애통하며 곡기를 끊어
세상을 떠나자 친족들은 매전 화령(매전면 장연리)에 합장으로 모셨다고 하네요.
그러다 말이 죽자 비록 짐승이지만 주인에게 충성하고
명령을 잘 받들어 천리 길을 달여와 준 필마를 가상히 여겨
화령 입구에 묻어 의마총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의마총은 지금의 청도군 매전면 장연리 경북 학생수련원 입구에 있는데
사람들은 여기를 말매등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언제 부처산쪽으로 올라갈 때 한번 살펴봐야겠네요.
마당에 숭모비와 의마비가 보입니다.
'의마비(義馬碑)'
건물 하나에 담긴 사연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경의당에서 부처산,흰덤봉,육화산이 시원하게 보이네요.
날 좀 선선해지면 한바쿠 돌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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